e스포츠가 생활 스포츠에 가깝게 자리 잡고, 모바일·콘솔·PC를 가리지 않고 경쟁 게임이 일상 속으로 스며들면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는 더 이상 프로게이머만의 고민이 아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같은 e스포츠 종목부터 당구·바둑·체스 같은 전통 게임, 그리고 두 장의 개인 패와 테이블에 펼쳐지는 다섯 장의 공용 카드를 조합해 족보를 만드는 텍사스 홀덤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는 홀덤 포커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승패와 순위가 존재하는 모든 게임에서 초보자들은 공통된 벽에 부딪힌다.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누군가는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어떤 이는 제자리걸음을 반복한다. 최근 스포츠와 게임 업계에서 강조되는 것은 “특별한 비법”보다, 초보일수록 실천해야 할 몇 가지 전략적 습관이 성장을 가르는 핵심이라는 점이다.
결국 “특별한 비법”은 있어도 하루 이틀 반짝 효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전략적 습관은 매판의 선택과 판단을 바꾸면서 실력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초보일수록 정보와 팁은 이미 넘쳐나지만, 그중 무엇을 우선 연습할지, 어떤 루틴으로 반복할지 정해 두지 않으면 배운 내용을 몸에 익히기도 전에 잊어버리기 쉽다. 반대로 기본기 연습, 경기 후 간단한 복기, 감정 조절 루틴처럼 꾸준히 실천 가능한 습관을 만들면, 같은 시간 동안에도 시행착오가 줄고 배운 것이 기술로 정착되는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진다. 다시 말해, 실력을 갈라놓는 것은 남들이 모르는 비밀 공략이 아니라, 누구나 알고 있지만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평범한 습관의 차이에 가깝다.
경쟁 게임에서 ‘전략 습관’이 중요한 이유
대부분의 경쟁 게임은 복잡한 룰과 기술, 심리전이 얽혀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실력의 차이는 결국 하루하루의 작은 습관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프로 골퍼 최경주가 “원하는 샷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수백 번의 반복이 필요하며, 매일 쉬지 않고 운동 루틴을 지킨다”고 밝힌 것처럼, 상위권 선수들은 연습을 ‘재능을 보완하는 최소 조건’으로 받아들인다.
e스포츠 현장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 리그 오브 레전드, 발로란트 등 프로 팀의 코치와 선수들은 인터뷰에서 “하루 연습 시간”보다 “그 시간을 어떤 구조와 루틴으로 채우는지”를 더 중요하게 언급한다. 약팀이 상위권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챔피언 풀을 무한히 넓히기보다, 실제 대회에서 사용할 조합과 전략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나온다. 이 말은 곧, 초보라 해서 무작정 많은 시간만 들일 게 아니라, 어떤 습관을 기준으로 시간을 쓰느냐가 실력을 좌우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기본기를 잘게 쪼개 반복하는 연습
많은 초보자는 “많이 하면 언젠가 늘겠지”라는 생각으로 게임을 오래 붙잡고 있어도, 어느 순간부터 실력이 정체되는 경험을 한다. 스포츠와 게임 교육 분야에서는 이를 두고 “의식적인 연습이 아닌, 습관적 소모”라고 지적한다. 커리어·훈련 관련 칼럼에서는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연습이 아니라, 기술을 잘게 나눠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반복하는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당구 해설 기사에서 “여러 형태의 공 배치에 대한 반복된 습관이 곧 기본기가 되고, 긴 연습시간보다 짧되 집중된 연습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쟁 게임에서도 기본기란 에임과 움직임, 맵 이해, 턴 계산, 확률 감각처럼 게임마다 다른 요소로 구성되지만, 공통점은 ‘잘게 나누면 연습할 수 있는 단위 기술’이라는 점이다. 초보일수록 승패에 매달리기보다, 매일 일정 시간은 이런 기본기를 단독으로 연습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큰 효과를 낸다.
초보에게 특히 필요한 ‘리뷰’ 습관
실력 향상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함정은 “경기만 하고 지나치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는, 그 실수가 언제·어디서·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되짚어 보는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훈련 분야에서는 실제로 해 보고, 피드백을 받으며 스스로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이 ‘심적 표상’을 만들고, 이를 통해 지식이 실전 기술로 정착된다고 설명한다.
게임에 그대로 적용하면, 한 판이 끝난 뒤 최소한 한두 장면이라도 다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e스포츠 기사들에서도 상위권 선수일수록 “리플레이를 함께 보며 상황을 나누어 분석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전한다. 포커나 보드게임에서도 실전 끝나고 인상적인 판의 수를 다시 적어 보거나, 온라인 로그를 돌려보며 당시의 선택과 대안을 비교하는 습관이 장기적으로 의사 결정 능력을 크게 끌어올린다. 단순히 “졌네, 다음”으로 넘기지 않고, 짧게라도 복기하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초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 습관이다.
멘탈과 ‘루틴’을 설계하는 힘
경쟁 게임의 특성상, 실력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멘탈이다. 좋은 컨디션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하던 플레이가, 긴장하거나 연패가 이어지는 날에는 손이 굳어버리듯 나오지 않는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한다. 스포츠 심리 전문가들은 이런 흔들림을 줄이기 위해 “경기 전·중·후 루틴”을 만들어 두라고 조언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중학교 선수들에게 일정한 루틴을 연습하게 했을 때 경기력과 심리 안정이 개선됐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격투 게임 세계적인 선수 토키도는 인터뷰에서, 대회 전 심박수를 의도적으로 올려 연습과 비슷한 긴장 상태를 만든 뒤 경기에 들어가는 루틴을 통해 “연습할 때와 같은 몸 상태”를 유지하려 노력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게임에서도 초보가 따라 할 수 있는 루틴은 어렵지 않다. 랭크 게임에 들어가기 전에는 간단한 손풀기 연습을 5분 정도 하고, 한 판이 끝나면 결과와 관계없이 1분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는 식이다. 중요한 것은 승패에 따라 행동을 바꾸지 않고, 자신만의 일정한 패턴을 지키는 것이다. 이런 루틴은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완화해 주고, 실수를 해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기준점이 되어 준다.
체력·생활 습관도 전략의 일부
전략이라고 하면 게임 안에서의 선택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체력과 생활 습관도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최경주가 “매일 빠지지 않는 1000일 운동 루틴”을 언급하며, 체력과 집중력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자신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한 것처럼, 상위권 선수들은 이미 몸 관리와 수면, 식습관을 전략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e스포츠 팀에서도 장시간 앉아서 게임을 해야 하는 선수들을 위해 멘탈 코칭과 함께 기본적인 운동·수면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초보에게도 이런 원칙은 그대로 적용된다. 하루에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일수록, 충분히 쉬고 맑은 정신으로 들어가는 한두 시간이 빈 상태에서의 서너 시간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다. 게임 전에 카페인 섭취를 조절하고, 밤을 새우는 플레이 대신 일정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 역시 장기전에서 실력을 지키는 전략 습관이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섞이는 연습
혼자 연습만으로는 어느 순간 성장 곡선이 완만해진다. 당구·격투 게임·MOBA를 막론하고, 상위 플레이어들의 공통된 조언 중 하나는 “나보다 잘하는 사람과 긴 시간 붙어보라”는 것이다. 일반인 팬들도 비슷한 수준의 상대와만 반복해서 붙으면 플레이 패턴이 굳어져 버리고, 더 높은 수준의 전략과 시야를 체험할 기회를 놓친다고 지적한다.
물론 초보 입장에서는 강한 상대에게 연달아 지는 경험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승패보다 “무엇을 훔쳐올 것인가”를 기준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습관이다. 상대의 시야 이동, 스킬·카드 사용 타이밍, 위험을 감수하는 구간과 물러서는 구간을 눈여겨보고, 경기 후에는 그 중 한두 가지라도 자신의 플레이에 옮겨보려는 태도만으로도 학습 효율은 크게 달라진다.
일상과 게임을 잇는 작은 목표 설정
효과적인 전략 습관의 또 다른 공통점은 ‘구체적인 목표’다. 교육·훈련 이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SMART 목표(구체적·측정 가능·실행 가능·현실적·기한이 있는 목표)처럼, 게임에서도 “오늘은 헤드샷 비율을 조금 올려보겠다”거나 “초반 5분 동안 CS를 안정적으로 먹겠다”처럼 행동 단위까지 내려온 목표가 필요하다.
홀덤이나 다른 카드 게임을 연습할 때도 마찬가지다. 오늘은 플랍 이후 상황에서만 폴드·콜·레이즈 선택을 복기해 보겠다는 식으로 범위를 좁히면, 같은 시간 동안 훨씬 더 많은 학습을 쌓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잘하게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대신, 하루하루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 여부를 체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메모 앱이나 간단한 노트를 활용하면, 게임이 끝난 뒤에도 자신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실력을 지탱하는 것은 ‘특별한 순간’이 아니라 ‘평범한 반복’
경쟁 게임에서 초보와 상급자를 가르는 것은 화려한 한 번의 명장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은 수많은 반복과 루틴이다. 기본기를 잘게 나눠 의식적으로 연습하고, 한 판마다 최소한 한 장면이라도 복기하며, 경기 전·후 루틴과 생활 습관을 함께 설계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안정된 실력을 갖게 된다. 반대로, 승패에만 매달린 채 같은 실수를 복사·붙여넣기 하듯 반복하는 사람은 어느 순간 실력의 벽 앞에서 좌절하기 쉽다.
좋은 소식은, 이런 전략 습관들이 모두 ‘특별한 재능’이 아니라 누구나 당장 오늘부터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화면 속 프로 선수와 스트리머들도 결국 “매일 일정 시간의 집중 연습, 반복되는 루틴, 의식적인 복기”라는 평범한 행동을 오래 유지한 사람들이다. 시작 단계에 있는 초보라면, 이제는 게임을 켜기 전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오늘은 어떤 습관을 하나 더 만든 채로 끌 것인가, 아니면 어제와 똑같이 켜고 끌 것인가. 그 작은 차이가 수개월, 수년 뒤 완전히 다른 실력의 간격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