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랄라레로 트랄랄라.” 뜻을 알 수 없는 이 말이 2025년 초반, 전 세계 숏폼 플랫폼을 강타했습니다. 단순한 장난처럼 들리지만, 기묘한 AI 이미지와 결합하며 MZ세대가 열광한 인터넷 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댓글 밈과 패러디 콘텐츠로 변주되며 빠르게 확산되었고, 그 짧은 유행에도 불구하고 AI 시대 밈 문화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트랄라레로 트랄랄라란 무엇인가?

(사진출처: 나무위키)
트랄라레로 트랄랄라는 Italian Brainrot 계열 밈입니다. ‘Brainrot’은 직역하면 “뇌가 썩는다”는 뜻으로, 말도 안 되지만 멍하니 보게 되는 콘텐츠를 의미합니다. 여기에 이탈리아 억양 같은 음성을 덧붙여 특유의 혼란스러운 매력을 강조한 것이 Italian Brainrot입니다. 시초는 2025년 1월 틱톡에서 @burger677 유저가 초안을 올리며 첫 등장을 한 후에 1월 8일, @elchino1246 유저가 상어와 갈매기를 합성한 이미지를 공유했습니다. 그 다음으로 1월 13일, @amoamimandy.1a 유저가 ‘나이키 신발을 신은 세 다리 상어’ 영상을 올리며 폭발적 인기를 얻는데 성공합니다. 해당 영상은 삭제됐지만, 나이키 운동화를 신은 상어 캐릭터는 곧 트랄라레로 트랄랄라의 대표 이미지로 꼽힙니다.
트랄라레로 트랄랄라 제작 방식과 파생 캐릭터들
트랄라레로 트랄랄라 같은 캐릭터들은 대부분 AI 합성 이미지에서 출발했습니다. 설정은 고정되지 않고, 인기를 끈 영상 속 장면이 곧 능력으로 정착되기도 합니다. 특히 여러 제작자들이 ‘AI 전투 영상’을 만들며 캐릭터에 새로운 능력과 라이벌 구도가 붙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이용자들이 함께 세계관을 확장하는 방식은 일종의 팬 캐릭터(Fan Character) 문화와 유사합니다. 대표적인 트랄라레로 트랄랄라 종류와 파생 캐릭터는 다음과 같습니다.
봄바르디로 크로코딜로 (Bombardiro Crocodilo)

폭격기와 악어를 합성한 캐릭터로, 상공에서 폭탄을 투하하며 상어의 라이벌로 등장합니다.
버발로니 룰리롤리 (Burbaloni Luliloli)
(출처: CLIPS TODAY)
코코넛 껍데기 같은 겉모습을 가진 유쾌한 캐릭터로, 온화하지만 수줍은 분위기의 코코넛 생물입니다. 팬들은 그를 “순진한 동료”나 모험 도중 우연히 함께하게 되는 조력자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간략한 독립 스토리나 게임 속 캐릭터로도 등장합니다.
프리고 카멜로 (Frigo Camelo)
(출처: Nazar’s Memes)
냉장고 몸통에 낙타 머리와 다리가 붙어 있는 기상천외한 조합. 사막과 주방이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합쳐 만들어진 브레인로트 세계관의 대표적 괴상 캐릭터 중 하나입니다.
퉁퉁퉁 사후르 (Tung Tung Tung Sahur)

(사진출처: 나무위키)
인도네시아에서 만들어진 캐릭터로, 나무토막에 얼굴과 야구방망이가 합쳐진 모습입니다. 라마단 문화의 ‘사후르(새벽 식사)’에서 모티브를 얻었으며, 반복되는 음성과 불길한 얼굴로 강한 인상을 줍니다.
침판치니 바나니니니 (Chimpanzini Bananini)
(출처: AtilaKw)
바나나와 침팬지가 합쳐진 캐릭터로, 늘 바나나와 함께 등장해 원숭이 특유의 익살스러움을 과장합니다. 단순하면서도 중독적인 리듬감 있는 이름이 특징이에요.
리릴리 라릴라 (Lirilì Larilà)

(사진출처: 나무위키)
코끼리, 선인장, 샌들을 합성한 캐릭터입니다. 시간을 멈추는 능력으로 묘사되며 초창기 주요 캐릭터로 꼽힙니다.
보네카 암발라부 (Boneca Ambalabu)
(출처: 인싸가족)
인형 같은 외형과 리듬감 있는 이름으로 알려진 캐릭터. 전통 인형에 기괴한 표정을 덧씌운 듯한 분위기로, 귀엽지만 어딘가 불편한 느낌을 주는 게 매력 포인트입니다.
브르르 브르르 파타핌 (Brr Brr Patapim)

코주부원숭이 얼굴과 나무 팔다리를 가진 캐릭터입니다. 숲의 수호자라는 콘셉트로, 밈 인기가 떨어질 즈음 다시 주목받으며 ‘밈 역주행’을 이끌었습니다.
트리피 트로피 (Trippi Troppi)
(출처: 혼스트럼프 코리아)
“Shrimp-Cat” 또는 “Bear-Fish King”으로 통칭되며, 새우 몸에 고양이 얼굴이 붙거나, 물고기 머리에 곰 몸통을 가진 두 가지 형태로 그려집니다. 물속의 왕처럼 강력하고, 반복적인 이름과 혼란스러운 이미지가 특징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동물·사물 합성체가 탄생해 인터넷상에서 함께 소비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와 소비 방식
트랄라레로 트랄랄라가 인기를 얻은 배경에는 여러 요소가 있는데요. 묘한 중독성으로 뜻을 알 수 없는 음성과 조잡한 AI 이미지가 결합해 “이해할 수 없는데 웃긴” 매력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숏폼에 최적화된 짧은 영상 포맷 덕분에 틱톡과 유튜브 숏츠에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참여형으로 이루어진 VS 전투 영상, 능력치 비교, 댓글을 통한 설정 덧붙이기 등 이용자들이 세계관을 직접 확장하는데 성공했고, 전세계에서 언어 장벽을 넘는 기괴한 유머가 공감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소비 방식도 나타났는데요. 대표적으로 AI 전투 영상이 큰 인기를 끌었고, 부산 버스정류장 조각상 패러디나 게임 <마블 라이벌즈>의 이모트처럼 다른 콘텐츠와 결합되기도 했습니다. 팬들은 굿즈, 팬아트, 짤방 제작에 나서며 밈을 하나의 2차 창작 장르로 발전시켰습니다.
- 묘한 중독성
- 숏폼 최적화
- 참여형 놀이 문화
- 글로벌 공감 요소
마무리
트랄라레로 트랄랄라는 2025년 3월부터 6월 초까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밈이 한동안 등장하지 않던 시기의 이른바 ‘밈 대공황(Great Meme Depression)’을 끝낸 계기로 평가됩니다. 영미권은 물론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에서도 유행했으며, 각 지역의 문화적 맥락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소비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에서는 ‘사후르’ 캐릭터가 라마단 전통과 결합해 현지식 밈으로 변주되며 주목받았습니다. 비록 짧은 유행으로 그쳤지만, AI 이미지 생성·숏폼 영상·참여형 놀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어우러진 대표적인 밈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